윤초가 폐지되는 이유는 지구 자전과 시계를 맞추려고 1초씩 조정하는 방식이 컴퓨터·통신 시스템에 부담을 주기 때문입니다. 2027년 5월 20일부터 윤초 조정 없는 UTC 운영이 시작됩니다. 최근 지구 자전이 빨라지면서 한 번도 시행하지 않은 ‘1초 삭제’가 필요해질 가능성도 변화를 앞당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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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의 자전 속도는 조금씩 변하지만, 원자시계는 매우 일정한 시간 간격을 유지합니다. |
윤초란? 지구 자전과 원자시계의 차이를 맞추는 1초
저는 예전에 새해를 앞두고 “윤초 때문에 1초가 더해진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꽤 신기했습니다. 무심코 지나치는 1초를 전 세계가 약속해서 맞춘다는 사실이 새롭게 느껴졌거든요.
다만 새해 카운트다운과 함께 떠올리기 쉬운 윤초가 한국에서도 자정에 적용된 것은 아닙니다. 가장 최근 윤초는 UTC 기준 2016년 12월 31일 끝에 추가됐습니다. 한국시간으로는 2017년 1월 1일 오전 8시 59분 59초 다음이었어요.
윤초가 필요했던 이유는 시간을 재는 두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 시간 체계 | 기준 | 특징 |
| UT1 | 지구 자전 | 자전 속도 변화에 따라 원자시와의 차이가 달라짐 |
| 국제원자시(TAI) | 여러 원자시계의 측정 결과 | 매우 일정한 시간 간격을 유지 |
| 협정세계시(UTC) | 원자시를 바탕으로 운영 | 기존에는 UT1과의 차이를 줄이려고 윤초를 적용 |
우리가 흔히 ‘세계 표준시’라고 부르는 UTC는 원자시를 바탕으로 합니다. 원자시계도 오차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불규칙하게 도는 지구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시간 간격을 측정해요.
반면 지구 자전으로 정해지는 하루 길이는 늘 정확히 86,400초가 아닙니다. 두 기준의 속도가 조금씩 다르면 차이가 쌓이겠지요. 윤초는 UT1과 UTC의 차이가 0.9초를 넘지 않도록 UTC에 1초를 추가하거나 삭제하는 제도입니다.
윤초를 넣으면 ‘23시 59분 60초’가 생깁니다
1초를 더하는 양의 윤초가 적용될 때, UTC의 시간 표시는 다음 순서로 넘어갑니다.
23:59:59 → 23:59:60 → 00:00:00
그날의 마지막 1분이 61초가 되는 셈이에요. 다만 모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화면에 ‘60초’를 표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기와 서비스마다 윤초를 처리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1972년 도입 이후 추가된 윤초는 총 27차례이며, 모두 양의 윤초였습니다. 매년 넣는 것이 아니라 국제지구자전·기준계서비스(IERS)가 지구 자전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발표해 왔어요.
IERS의 2026년 7월 공지에 따르면 2026년 말에도 윤초를 넣지 않습니다.
윤초 폐지 이유는? 컴퓨터가 처리하기 까다로운 시간 조정
윤초를 없애려는 이유를 지구 자전이 빨라졌다는 사실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1초를 갑자기 추가하거나 삭제하는 방식이 디지털 시스템의 시간 처리를 복잡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여러 서버가 거래 기록을 주고받는 상황을 떠올려 보세요. 한쪽은 윤초를 즉시 반영하고, 다른 쪽은 조정량을 일정 시간에 걸쳐 나눠 반영한다면 같은 순간에도 서로 다른 시각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순서를 판단하거나 서버끼리 시간을 맞추는 일이 까다로워지는 것이죠.
윤초가 들어간다고 모든 컴퓨터가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통신망·위성항법·에너지 공급처럼 정밀한 시간 동기화에 의존하는 시스템에서는 별도의 대응이 필요합니다.
국제도량형총회의 2022년 결의문도 시간의 불연속성과 서비스마다 다른 대응 방식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윤초 폐지로 기대하는 변화는 이런 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 위험과 운영 부담을 줄이는 것입니다. GPS 위치가 곧바로 더 정확해지거나 인터넷 장애가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에요.
윤초 폐지는 언제부터 적용될까?
시행일은 2027년 5월 20일입니다. 2022년에 정했던 변경 시한보다 실제 시행이 앞당겨졌습니다.
| 시기 | 주요 변화 |
| 1972년 | 현재 방식의 윤초 제도 도입 |
| 2022년 | 2035년 또는 그 이전에 UT1과 UTC의 허용 차이를 확대하기로 결정 |
| 2026년 | 연속적인 UTC 운영의 시행일과 새 허용 범위 확정 |
| 2027년 5월 20일 | 윤초 조정 없는 연속적인 UTC 운영 시작 |
따라서 ‘2027년에 중단을 시작하고 2035년에 완전히 폐지한다’는 단계적 일정은 아닙니다. 2026년 제28차 국제도량형총회 결의 제5호에서 연속 UTC의 시행일을 정했습니다.
1972년 도입된 윤초 제도는 54년 뒤인 2026년 운영 방식의 전환이 확정됐고, 2027년부터 조정 없이 운영됩니다.
지구 자전이 빨라지면 하루도 짧아질까?
그렇습니다. 지구 자전으로 정해지는 하루 길이는 24시간보다 조금 짧아질 수 있어요. 다만 사람이 일상에서 느낄 정도의 변화는 아닙니다.
NASA가 소개한 관측 사례를 보면, 2022년 6월 29일의 하루는 86,400초보다 약 1.59밀리초 짧았습니다. 초로 바꾸면 0.00159초입니다.
이는 당시 원자시계 관측 시대의 짧은 하루 기록이었습니다. 지구 역사상 가장 짧은 하루였거나 지금까지 그 기록이 유지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구 자전 속도가 달라지는 이유
지구의 자전 속도는 내부와 표면에서 일어나는 여러 움직임의 영향을 받습니다. 핵과 맨틀, 대기와 해양 사이에서 회전 운동량을 주고받고, 얼음과 물의 이동은 질량 분포를 바꿉니다. 과거 빙하에 눌렸던 지각이 회복되는 현상도 영향을 줍니다.
질량 분포의 효과는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회전하면서 팔을 몸 가까이 모으면 빨라지고, 벌리면 느려지죠. 지구에서도 질량이 자전축에서 얼마나 떨어져 분포하는지가 회전 속도에 영향을 줍니다.
최근 자전 가속에는 지구 내부 핵의 운동 변화도 주요하게 관여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다만 여러 요인이 겹치므로 어느 하나만을 원인으로 지목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구온난화 때문에 자전이 빨라진 걸까?
빙하가 녹는 현상을 최근 자전 가속의 원인으로 곧바로 연결하면 방향을 잘못 설명하게 됩니다.
NASA가 소개한 2024년 연구에서는 극지방의 얼음이 녹아 물이 바다로 퍼지는 변화가 지구 자전을 늦추고 하루를 길게 만드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합니다. 회전하는 선수가 팔을 벌리는 쪽에 가까워요. 이는 앞서 언급한 지각의 회복과는 다른 과정입니다.
달이 일으키는 조석 마찰 역시 장기적으로 자전을 늦춥니다. 이런 감속 효과가 있어도 다른 요인의 영향으로 특정 기간에는 하루가 짧아질 수 있어요. ‘지구는 장기적으로 느려진다’와 ‘최근 빠르게 돈 날이 관측됐다’는 설명은 함께 성립합니다.
음의 윤초란? 한 번도 시행하지 않은 ‘1초 삭제’
지금까지는 UTC에 1초를 더했습니다. 그러나 지구 자전이 빨라져 반대 방향의 차이가 충분히 쌓이면 UTC에서 1초를 빼는 음의 윤초가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 구분 | 양의 윤초 | 음의 윤초 |
| 조정 방식 | 1초 추가 | 1초 삭제 |
| UTC 자정 직전 표시 | 23:59:59 → 23:59:60 → 00:00:00 | 23:59:58 → 00:00:00 |
| 해당 UTC 날짜의 길이 | 86,401초 | 86,399초 |
| 실제 시행 이력 | 27차례 | 없음 |
음의 윤초를 적용하면 ‘23시 59분 59초’라는 시각이 생략됩니다. 자연에서 흐르는 시간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UTC의 시간 표시에서 한 초를 건너뛰는 조정이에요.
부담이 큰 이유는 실제 시행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시간 계산이나 예약 작업을 처리하는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이런 상황에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해야 하니까요. 다만 음의 윤초가 반드시 이중 결제나 전 세계 통신망 마비를 일으킨다고 예고할 근거는 없습니다.
2026년 국제도량형총회 결의문은 준비가 부족한 주요 기반시설에서 장애가 발생할 위험을 지적했습니다. 여기에 인용된 2025년 전문가 평가에서는 2035년까지 음의 윤초가 필요해질 확률을 약 30%로 추정했어요.
이는 적용이 확정됐다는 뜻이 아닙니다. 기존 제도를 계속 유지할 때의 가능성을 평가한 수치이며, 이런 위험이 윤초 조정 중단을 앞당기는 배경이 됐습니다.
윤초·윤년·윤달은 무엇이 다를까?
셋 모두 시간이나 달력의 차이를 조정하지만, 맞추려는 대상이 다릅니다. 윤초가 폐지돼도 윤년의 2월 29일과 음력의 윤달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 구분 | 윤초 | 윤년 | 윤달 |
| 조정 단위 | 1초 | 1일 | 1개월 |
| 조정하는 차이 | 지구 자전 기준 시간과 UTC | 달력의 1년과 계절이 돌아오는 주기 | 달의 위상에 따른 달력과 계절 |
| 적용 방식 | 초를 추가하거나 삭제 | 양력 2월 29일 추가 | 태음태양력에 한 달 추가 |
| 적용 주기 | 자전 관측에 따라 불규칙 | 정해진 달력 규칙 | 태음태양력 계산 규칙 |
윤년은 흔히 4년마다 온다고 배우지만 예외가 있습니다. 현재 사용하는 그레고리력에서는 연도가 4로 나누어떨어지면 윤년이되, 100으로 나누어떨어지는 해는 제외하고 400으로 나누어떨어지면 다시 윤년으로 봅니다. 그래서 2000년은 윤년이었고 1900년은 아니었습니다.
윤달은 한국에서 사용하는 음력, 정확히는 태음태양력의 달과 계절을 맞추는 장치입니다. 달의 위상으로 센 12개월은 태양년보다 약 11일 짧습니다. 윤달 없이 계속 세면 설이나 추석이 오는 계절도 점차 달라지므로, 계산 규칙에 따라 한 달을 더 넣습니다.
윤초 폐지 후 ‘최대 1시간 차이 허용’은 무슨 뜻일까?
새 기준에서는 지구 자전 기준 시간인 UT1과 UTC 사이의 허용 차이를 최대 3,600초, 즉 1시간으로 넓힙니다.
시행일에 시계를 한 시간 돌리거나 즉시 한 시간의 차이가 생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기존에는 1초 이내로 가깝게 맞췄던 두 시간 체계가 앞으로는 더 벌어질 수 있도록 여유를 두는 것입니다.
이 차이는 시계가 고장 나서 생기는 오차와도 다릅니다. UTC에 정확히 맞는 시계라도 지구 자전을 기준으로 한 시간과는 차이가 날 수 있어요. 천문 관측처럼 정확한 자전 상태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IERS 등이 제공하는 UT1과 UTC의 차이를 반영하게 됩니다.
국제도량형총회는 새 범위가 수 세기 동안 UTC를 연속적으로 운영할 여유를 제공할 것으로 봤습니다. 다만 차이가 쌓이는 속도는 앞으로의 자전 변화에 달려 있습니다. ‘수백 년 뒤 반드시 1분을 조정한다’거나 ‘1시간이 되면 한꺼번에 보정한다’는 구체적인 시행 방식까지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윤초 폐지 소식을 보고 휴대전화 시계를 미리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의 UTC+9 시간대가 바뀌는 결정도 아니에요. 스마트폰과 서버가 시간을 처리하는 방식은 윤초 폐지가 스마트폰·컴퓨터 시간에 미치는 영향에서 이어서 살펴봅니다.
주요 참고 자료
국제도량형국(BIPM) — 제28차 국제도량형총회 결의 제5호(2026)
2027년 5월 20일 연속 UTC 시행, UT1과 UTC의 최대 허용 차이, 음의 윤초 위험 평가.국제도량형국(BIPM) — 제27차 국제도량형총회 결의 제4호(2022)
윤초 운영 방식 변경의 배경과 디지털 기반시설의 문제.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 Leap Seconds FAQs
윤초의 정의, 양·음의 윤초 표시 방식, 윤년과의 차이.국제지구자전·기준계서비스(IERS) — Bulletin C 72
2026년 말 윤초 미실시 공지와 UTC·TAI 관계.NASA — Shortest day in modern times
2022년 6월 29일의 하루 길이와 지구 자전 변동 요인.NASA — 기후변화가 지구 자전에 미치는 영향
얼음과 물의 재분포가 하루 길이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 연구 소개.Agnew, D. C. — A global timekeeping problem postponed by global warming, Nature(2024)
지구 내부 운동과 극지방 융해가 자전 및 음의 윤초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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